2009년 10월 12일
요즘 게임 사운드 개발
디스이즈게임의 류휘만씨 세션 정리 글에서는 애매한 꼬투리 잡기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지금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국내의 게임 사운드 현실은 열악하니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야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음악은 해외의 유명 음악인에게 맡기고, 국내 작업자들은 외면당한다는 내용이었고, 실질적인 투자가 부족하다는 것. 사실 정말로 게임 음악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이런 형태의 투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종종 해외의 유명 엔진을 도입하는 경우가 있다곤 하지만, 해외의 유명 프로그래머를 섭외하여 전면에 내세우는 일도 없고, 웬만해서는 해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섭외하는 경우도 잘 없다.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투자를 음악에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이름이 알려지는 건 그러한 외부 유명 크리에이터라고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게임들의 모든 파트에 해당하는 일이다. 극소수의 이름이 알려진 디렉터들이 있긴 하지만, 그 이외의 사람들이 알려진 경우가 있었던가. 해외엔 이런저런 인기 개발자들의 대우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지만, 정말로 그들의 이름이 알려져 있던가. 일반 개발자를 이용하지 않고 네임드만 불러다 쓰다 보니, 일반 개발자가 올라 설 틈이 없다는 이야기라지만, 그만큼 네임드들도 이리저리 불러올 수 있는 파트가 게임 사운드였다. 오히려 지원이 풍족한 파트였던 게 아닐까 싶다.
일반 개발 스탭으로 게임 사운드 인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들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정작 일반 스탭으로서의 게임 사운드 크리에이터를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여러 상황에서 적응을 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여타 파트에 비해 가장 까다로운 파트가 게임 사운드였다. 자신들만의 단독 공간을 요구한다던가, 이런저런 신선한 소프트웨어의 지속적인 공급을 기대한다던가 하는 등. 어찌되었든 인원당 드는 장비 비용이 다른 파트를 압도하는 상황인데다가 유지비 또한 많이 나가는 파트였으며, 그렇게 모집한 스탭이 도중에 나가기라도 하면 이런저런 하드웨어들 또한 공중에 떠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회사 입장에서는 개발 직원으로 사운드 인력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렇다 보니, 내부적으로 사운드를 처리하기 보다는 외주로 돌리게 되는 일이 많아졌고, 이는 전반적인 퀄리티 저하의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양쪽의 기대수준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계속 악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는 없었다. 자체 개발 스탭으로서의 사운드 인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무작정 좋은 대우만을 기대하기에는 사운드 개발자들의 필요 요구 조건이 너무 큰 경우가 많다. 일단은 이러한 악순환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보다 나은 타협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운드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너무 안 좋다던가, 개발회사에서 사운드 인력을 너무 뽑지 않는다는 이야기만 10년간 계속 한다고 해서, 상황은 그리 좋아질 것 같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환경이 아니면 작업을 할 수가 없다는 그런 고압적인 자세를 버릴 필요도 있으며, 이런저런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얻어내려는 시도를 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사운드 제작은 다른 파트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보는 그러한 태도를 포기하는 것이겠고.
그런데, 시대가 사운드 개발자에게 약간은 유리해지긴 했다. 본격적인 3D 게임들이 많아졌고, 이런저런 해외 엔진을 도입하여 복합적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졌다. 예전엔 그저 정해진 수의 BGM, 정해진 수의 효과음을 엑셀 테이블에 맞춰 위치만 찍어주면 되었다. 이렇게 테이블을 찍어주는 건 사운드 스탭이 아닐 지라도, 사운드 리소스만 받아왔다면 작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통합 3D 엔진 시대에는 그러한 작법이 통하지 않는다. 단순히 음악을 배치하는 작업, 혹은 효과음을 배치하는 작업에서 부터 이미 사운드 크리에이터의 센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엔진 작업은 외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작업이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런저런 회사들에서는 사운드 개발자를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우리나라에서 사운드 개발직군에서 일하고 싶다면, 이러한 측면에 집중하여 연구해봐도 좋을 것이다. 회사에서 일단 직원들을 키워달라는 건, 역시 받아들여지기 힘든 일. 기억에 남는 컨텐츠라던가, 이름을 보다 알리고 싶다던가 하는 건 어느 파트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유난히 사운드 파트에서만 저작권을 요구한다던가, 사운드만 더 부각될 수 있는 방법들만 연구한다던가 라면, 게임 회사에서는 사운드 개발자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임 사운드라는 것 또한 게임을 만들어 가는 데에 필요한 하나의 파트일 뿐이라는 정도로 절충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파트가 좋은 조화를 이루어야만 좋은 게임이 되는 것.
사운드 개발자 역시, 그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기 위해 사운드를 만들어야만 하겠고. 종종 자신의 음악을 대내외적으로 발표하기 위한 수단으로 게임이란 걸 선택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런 성향이 지속되면 사운드와 게임 사이의 거리는 보다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지 자기만족을 위해 퀄리티를 올리는 지,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더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인 지, 방향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은 실력이 매우 좋으니, 내가 들어가면 갑자기 게임 완성도가 엄청나게 올라갈 거라던가, 매출이 2배는 뛸거라던가 같은 이상한 태도도 그리 좋지는 않겠고. 게임 사운드 크리에이터란 이들이 게임과 따로 노는 스탭이 아니라, 같이 게임을 개발해가고 있는 개발자라는 인식을 더 전할 수 있다면, 회사에서 이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결론 - 어쩔 수 없이 게임 사운드 개발자가 필요한 시대가 오긴 했다. 정말 개인 작업실에 화려한 장비가 아니면 업무가 불가능한 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 by | 2009/10/12 20:34 | 아이고 | 트랙백 | 덧글(5)


![[수입] Paper Monsters](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652436303_1.jpg)
![[수입] Hypnotized](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482436257_1.jpg)


![[수입] Kanye West - Graduation](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517412200_1.jpg)

![[수입] A Lively Mind](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362437465_1.jpg)


![[수입] Arctic Monkeys - Favourite Worst Nightmare](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4202018842_1.jpg)
![[수입] Hard-Fi - Suburban Knights (Single)](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1442322829_1.jpg)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사운드 제작 문서를 만들어 드리니 황송해 하시더군요. --;
... 자기는 '말로만 주문을 받고' 만드는데 익숙해 졌다고 하시면서...
... 그걸 듣고는 아...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 그날 부로 '사운드 기획서' 니 '사운드 리소스 리스트 파일'이니 하는걸...
... 만들기 시작했죠.
... 만들어서 보여 드리고, 고쳐서 다시 보여 드리고...
... 표준을 잡아서 퇴사하고 난 뒤에도 이것대로 해야한다! 라고 주장했었던...
... 기억이 나네요.
... 인식이 이 정도밖에 안되니 뭐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 사운드 리소스 리스트 정도만 액셀 파일로 만들어서 휙~ 던지면...
... 그 분들이 몽땅 다 알아서 척척척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 결국, 인식의 문제죠.
... 사운드 파트 쪽을 탓하기에 앞서서 개발자들의 인식 자체가 낮은게...
...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최종에와서야 이러이런게 나왔고 던저주는 식보다는 초기부터 사운드가 고려되지 않은상황에도 한번쯤 같이 논의하고 의견을 물으면서 예상외로 사운드가 서포트될수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을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방식이아니고 한쪽에서 사운드는 나중에 따라와야한다라는 생각, 또는 낮게 취급하는 생각이 혹시라도있다면 반대로 사운드쪽에서도 타팀과의 갈등은 뻔하겠죠
실질적인 데이터 프로세스로만 보면 거의 모든 작업이 끝난 이후에나 투입이 되는, 포스트프로덕션의 위치로 보기 쉽지만,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라 결과물의 방향성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겁니다. 사운드 개발자들 역시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있어서는 다른 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의 비중은 차지하고 있으므로, 처음 팀을 편성할 때부터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좀 더 인지한다면, 아무래도 지금 보다는 더 이런저런 개발사들에서 사운드 스탭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네요.
딱히 사운드가 더 특별하다던가라기 보다는, 그냥 남들 정도는 된다라는 생각.. 사실 망하는 게임의 조직도 세션만 봐도 게임 사운드 파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죠.